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『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』 서평
거침없이 질주하는 서사로 성별 권력과 응시의 문제를 뒤집어 질문하게 만드는, 1992년의 충격이자 오늘의 문제작.
작품 한눈에 보기
| 저자 | 양귀자 |
|---|---|
| 발표/의의 | 1992년 장편. 출간 직후 페미니즘 논쟁을 촉발한 베스트셀러로, 한국 페미니즘 문학의 스펙트럼을 넓힌 작품으로 평가. |
| 책소개 요지 | 젊은 여성 강민주가 인기 남자배우를 납치·감금·조종한다는 급진적 설정으로, 한국 사회의 성 불평등을 역전된 권력 구도로 드러낸다. |
| 출판사 서평 핵심 | 여성 억압의 현실을 거꾸로 뒤집어 보여주는 공격적 전략, 사회적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는 강렬한 주인공의 등장. |
줄거리 (스포일러 최소화)
민주는 대중의 시선과 산업 권력의 정점에 있는 남자배우를 납치해 밀실로 데려온다. 그는 기존 질서 속에서 ‘응시하는 자/응시되는 자’가 바뀌는 실험의 대상이 된다. 민주가 설계한 규칙, 보상, 훈련, 서사는 배우의 신체와 언어, 시간까지 점유하며 점점 더 치밀해지고, 두 사람 사이에는 지배와 복종, 동조와 저항이 교차하는 위험한 긴장이 축적된다. 이 밀실은 사회의 축소판이자 권력의 실험실이다.
서평: 이 소설이 던지는 다섯 가지 질문
- 권력의 전복은 해방인가, 거울상(鏡像)인가?
억압을 뒤집어 가해-피해의 위치를 바꾸는 전략은 즉각적인 카타르시스를 주지만, 동시에 폭력의 논리를 재현한다. 민주의 행동이 해방의 실험인지, 폭력의 반복인지 독자는 끝내 판단을 유예당한다. - 응시와 상품화
배우는 대중 소비와 미디어의 응시를 먹고 사는 존재다. 소설은 그 응시를 물리적으로 봉쇄하여, 누가 누구를 규정하는가를 극단으로 밀어붙인다. 시선의 주체/객체가 전복될 때 인간성은 무엇으로 남는가? - 여성 주체의 ‘공격성’
민주가 택한 방식은 온정적 피해자 서사를 거부한다. 위험하지만 선명하다. 90년대 초 한국 문단에서 보기 드물었던 여성 주체의 능동성과 분노의 언어를 전면화했다. - 윤리의 경계
독자는 불편함을 끌어안고 읽게 된다. 작품의 성취는 바로 이 불편함에서 나온다. 옳음/그름의 이분법을 넘어서 구조적 폭력과 개인의 선택을 함께 보라는 요구다. - 지금 읽기의 의미
#미투 이후의 감각으로 다시 읽으면, 작품은 단순한 복수담을 넘어 권력·성·산업의 삼각관계를 드러내는 텍스트가 된다. 당대의 파격은 오늘의 구조 비판으로 갱신된다.
인물/테마 핵심 정리
강민주
- 자신의 상처를 신화화하여 존재의 근거로 삼는 인물
- ‘통제’와 ‘연출’을 통해 세계를 재구성하려는 욕망
- 해방의 주체이자 폭력의 재현자라는 이중성
남자배우(피포획자)
- 대중문화 산업의 산물이자 응시의 대상
- 밀실에서 산업적 권위를 잃고 ‘몸’으로 환원됨
- 저항/순응 사이를 오가며 인간성의 잔여를 드러냄
주요 테마
- 권력의 비대칭과 전복 · 응시/상품화 · 폭력의 순환 · 여성 주체의 언어 · 윤리적 딜레마
문체 & 서사 전략
‘거침없이 질주하는’ 속도감과 통제된 서술. 장르적 스릴러의 장치를 끌어오되, 목적은 쾌락이 아니라 질문의 가속이다. 독자는 플롯의 긴장과 사유의 불편을 동시에 견딘다.
오늘의 독법 & 읽기 주의
- 당대 논쟁을 맥락화: 1990년대 한국 사회/문화산업의 권력 구조를 배경으로 읽으면 급진성이 선명해진다.
- 폭력 묘사와 감금 상황이 있어 불편할 수 있음. 작품은 이를 미화하기보다 구조 폭로의 장치로 사용한다.
한줄 평 & 추천
한줄 평: “억압을 거울처럼 뒤집어, 우리 안의 권력 감각을 시험대에 올리는 소설.”
추천 대상: 페미니즘/문화연구에 관심 있는 독자, 90년대 한국문학의 전환점을 탐색하려는 독자, 권력과 윤리의 경계를 토론하고 싶은 독서모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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